A Pál utcai fiúk (팔 거리의 아이들), 몰나르 페렌츠 저, 한경민 옮김, 비룡소, 280-281p


"난 지금 가고 싶어! 지금 당장! 옷 줘, 팔 거리 모자를 써야 해!"

그는 베개 밑에 손을 넣더니 기쁨이 가득한 얼굴을 하면서 판판하게 접어놓은 빨강과 초록의 모자를 꺼냈다.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던 모자였다. 네메체크는 모자를 머리에 썼다.

"옷 줘!"

그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환자가 낼 수 있는 제일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난 낫지 않아!"

명령처럼 말했고 어느 누구도 그의 말을 반박하지 못했다.

"내 병은 낫지 않아! 모두 날 속이고 있어. 난 내가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 난 내가 원하는 곳에서 죽을 거야. 난 공터로 나가고 싶어!"

역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모두 네메체크에게 다가가서 달래고 도닥거리며 설명했다.

"지금은 안 돼..."

"날씨가 안 좋아..."

"다음 주에 가자..."

소년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하는 말 앞에 계속해서 슬픈 대답만이 반복되었다.

"나중에 나으면..."

하지만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모두들 날씨가 나쁘다고 이야기했지만 따스하고 밝은 햇살이 작은 마당을 비추고 있었다. 생명력 있는 강한 빛을 내고 있는 봄의 태양은 모든 생물에 생명을 주고 있었지만, 네메체크 에르네에게만은 예외였다.

소년이 갑자기 열에 휩싸였다. 미친 듯이 손을 흔들고, 얼굴이 붉게 타면서 작은 콧구멍이 넓어졌다. 그러면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

"공터는 큰 제국이에요! 아빠, 엄마는 조국을 위해 싸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절대로 모르세요!"